캄보디아 2일
등록일 : 2026-08-29   |   작성자 : 허재원   |   조회 : 3

오늘은 본격적으로 캄보디아 봉사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전날 밤에는 에어컨이 너무 추워서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새벽에 세네 번 정도 깨서 온도를 계속 올렸고, 마지막에는 30도까지 올렸는데도 이상하게 계속 추워서 그냥 꺼버렸다.

아무튼 아침에는 식당에 모여서 밥을 먹었다. 몇몇 친구들이 지각을 했는데 예진희도 그중 한 명이었다. 노래를 부르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물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오늘은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경험을 했다.

우리 조는 주방에 배정되어 야채와 과일을 손질하고, 설거지를 하고, 그 외에 필요한 주방 일을 도왔다. 사실 나는 집에서 설거지를 제외하면 음식 준비를 거의 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느렸던 것 같다. 그래도 느린 만큼 최대한 꼼꼼하게 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치킨 반죽 같은 것을 한동안 계속 젓는 일을 했다. 손목이 조금 아프기 시작했지만, 배드민턴 할 때 전완근이 강해지겠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나름 재미있었다.

1차 주방 일이 끝난 뒤에는 캄보디아 아이들과 같이 놀았다. 나는 솔직히 어린아이들과 금방 친해지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래도 같이 공놀이를 하고 묵찌빠 같은 게임도 하고 몇몇 아이들은 업어주기도 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거의 모든 아이들이 맨발로 다니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서 가시 같은 것에 찔리면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런데 내가 당장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서 조금 무력한 기분도 들었다.

배식을 할 때는 더 달라고 하는 아이들이 꽤 많아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그렇게까지 더 달라고 했을까 싶었다. 그래서 원하는 만큼 충분히 나눠주지 못한다는 점이 오히려 더 아쉽게 느껴졌다.

이번 활동을 하면서 봉사는 단순히 남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그 마음이 정말 내 안에서 나온 것인지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내가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더 많이 기부해서 사람들이 기본적인 것들을 두고 서로 부족해서 다투지 않아도 되도록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캄보디아에서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 조금씩 상상할 수 있었다. 솔직히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학교의 슬로건 중 하나가 “우리의 길은 우리가 만든다”인데, 지금 이 상황에 꽤 잘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결국 캄보디아에서 내가 무엇을 얻어갈지는 내 태도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얻은 좋은 기회인 만큼, 이번 경험을 정말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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